2024.04.17 (수)

한의사 떠나 의료인으로서 코로나19 극복에 힘 보태는 것 ‘작은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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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떠나 의료인으로서 코로나19 극복에 힘 보태는 것 ‘작은 보람’

지난달 26일부터 참여…최근 확진자 검체 채취해 자가격리하기도
가장 어려운 건 ‘정신적 피로감’…의료인으로서 방역사업 동참 ‘당연’

[편집자 주] 인천 남동구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신학수 인천광역시한의사회 학술이사. 본란에서는 신 이사로부터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 및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 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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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학 수 학술이사

인천시한의사회 (남동구보건소)



Q. 인천 남동구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는?

“2월18일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했던 남동구 주민들 중에 호흡기 증상이 있는 분들의 선별진료소 방문이 대폭 증가했다. 이전에는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 2명이 교대로 선별진료소를 전담했지만,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는 분들이 지속적으로 증가되면서 점차 의료진을 포함한 선별진료소 근무자들의 업무 강도와 피로가 가중됐다. 이에 대응해 보건소도 가용인력을 모두 동원했고, 이에 따라 2월26일부터 진료에 참여하게 됐다. 현재는 보건소의 의사 2명, 치과의사 1명, 한의사 2명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Q. 현재 선별진료소에서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1차 역학조사를 마친 검사자를 대면 진료하고, 검사 적합 여부를 결정한 후에 검사실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일을 하고 있다. 코로나19와 유관한 증상이 있는지 판별하고, 여행력과 기존 확진자와 역학적 상관성 등을 고려해 검사 대상자를 선정한다. 검사 대상자는 독립된 음압 채취실로 자리를 옮겨, 구인두 주위와 비강내 분비물을 채취한다. 서울시 구로구의 콜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는데, 3월9일에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남동구 주민이 진료소를 방문했고, 절차대로 검사를 진행해 확진판정이 나왔다. 밀접 접촉했던 저도 다음날 검사를 받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Q. 남동구 선별진료소의 상황은 어떠한지?

“현재 선별진료소는 남동구 기관의 보건인력이 대부분 투입돼 운영되고 있다. 보건소 진료실의 의료진과 간호사뿐만 아니라 방문간호팀, 치매사업팀의 간호사와 각 주민센터의 방문간호 인력까지 본인의 업무를 미뤄두고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야간 및 주말에는 보건소의 행정 직원도 투입돼 진료를 돕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경북에서 환자가 폭증하고 전국적으로 신천지 교회 관련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역학고리를 따라 지역마다 무증상 검사대상자가 대폭 증가했다. 남동구보건소도 한 차례 홍역을 치르듯이 대량의 검사를 시행했고, 현재는 증가세가 감소하면서 어느 정도 여유를 되찾고 있다. 하지만, 인천도 간헐적으로 한, 두명씩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긴장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Q. 다른 지역에서는 한의사의 검체 채취업무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별진료소에 근무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정신적 피로감이다. 물론 보호복을 착용하고 짧게는 2시간, 길게는 4시간 정도 근무하면 육체적 피로도 상당하다. 하지만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언제라도 내가 감염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작게는 가족의 건강과 직결되고 특히 지역 보건을 담당하는 보건소 내에 집단 감염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염려가 항상 있다. 

또한 보호 장비나 검체가 오염되지 않도록 작은 행동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힘들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펑퍼짐한 보호복을 입고, 김이 서려 시야가 흐려진 고글을 쓰고, 두겹으로 낀 장갑 때문에 무뎌진 손으로 깨끗하게 검체를 채취하는 일은 보통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다.”


Q.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면서 한의사로서 느끼는 보람도 있을 것 같다.

“현재 정부는 전염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직에 있는 의료인으로서 방역사업에 동참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는 과의 구별도 필요치 않고 자격과 능력이 된다면 누구나 함께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의사로서가 아니라, 의료인으로서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는 것에 작은 보람을 느낀다.”


Q. 남동구는 전국 최초로 전담 한의사를 채용해 경로당 한의이동진료도 실시하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에서 시행하는 경로당 주치의 사업에 참여하면서, 지난해 6월부터 보건소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구의회에서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전담 한의사와 간호사를 배정하여 진행하고 있다. 관내 140여개 사립 경로당을 방문해 진료하고 있고, 질병 예방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구립 경로당은 남동구한의사회의 여러 원장님들이 방문해 애써주시고 있다. 이렇게 제도적으로 준비해 시행하는 경우가 유일하기 때문에 여러 지자체의 주목을 받고 있고, 그만큼 좋은 결과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지속되고 여러 곳으로 확대된다면, 그만큼 기관에서 한의사의 활동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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