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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협력을 위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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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74회 작성일 10-07-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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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협력을 위한 첫 걸음
한의계 각종 현안 심도있는 논의로 인식 공유
매월 회의 정례화로 실질적인 정책 반영 강구
한의계의 제 단체 참여한 첫 자문위원회 개최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23일 한의계 제 단체들이 참여한 제1회 자문위원회를 개최, 한의계의 각종 현안을 심도있게 논의해 상호간 인식의 공유와 더불어 실질적인 정책 반영 방안을 강구했다.

첫 자문위는 김정곤 한의협 회장의 주재아래 박상흠 수석부회장을 비롯 김기옥 한의학연구원장, 김성수 한의학회장, 김용호 복지부 한의약정책관, 선종욱 한의협 시도한의사회 회장협의회 의장, 신준식 한방병원협회장, 안규석 한의학교육평가원장, 이원철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장, 이평수 한의학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최승훈 전국 한의과대학학장협의회장 등이 참석해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김정곤 회장은 “이 같은 모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협회장 선거 때를 비롯해 평소 말해왔었다. 여기 모이신 한 분 한 분은 한의계의 단체와 조직을 이끌고 계신 분들로 오늘날의 한의학 현실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니고 있다. 심도있는 논의로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중요도 판단을 통해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매듭짓고 나갈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회의에서는 최승훈 한의대학장협의회장이 첫 번째로 현안 문제를 제기했다. 최 회장은 “대학에서 논문을 작성하고, 검색하거나 해외에 나가 한의학을 말할 때 ‘Korean Oriental Medicine(KOM)’이라고 해야 할지, ‘Korean Medicine(KM)’으로 해야 할지 혼란을 겪고 있다”며 “이 부분이 분명치 않아 한의계의 일관된 힘을 분산시키고 있어 하루빨리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용호 한의약정책관은 “복지부에서는 ‘Traditional Korean Medicine(TKM)’이란 명칭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TKM, KM, OM 등이 혼용돼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한의학의 명칭은 한의학을 대표하는 상징이다. 그러나 그 배경에 얽혀있는 것들이 굉장히 복잡하다. 그렇기에 공식, 비공식을 떠나 한국 한의계를 대표하는 분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이 같은 민감한 이슈를 자유 토론하고 정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2008년 3월 16일 개최된 한의협 제53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한의학 영문 명칭을 ‘Korean Oriental Medicine(KOM)’에서 ‘Korean Medicine(단, 필요한 경우 Traditional Korean Medicine 병용)’으로 변경하자는 안이 부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는 KOM, KM, TKM, OM 등이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또 김기옥 한의학연구원장은 “한의협 40대 집행부는 어떤 비전을 갖고, 어떻게 그 비전을 실천해 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회무 추진 방향을 분명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SWOT(Strength/강점·Weakness/약점·Opportunity/기회·Threat/위협) 분석을 통한 한의학 발전 전략 수립, 한의학의 표준화와 통계화를 통한 대국민 신뢰 회복, 트위터·블로그 등 시대의 트렌드를 적극 활용한 국민과의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성수 한의학회장은 “한의진단법과 치료법의 개발, 한방건강보험 급여 개발 등 개원가의 아픔을 달랠 수 있는 학회만의 일이 분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의 부족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또 김 회장은 “정회원 학회와 준회원 학회, 인준 학회와 비인준 학회, 전문의 배출 8개 과목의 학회와 여타 학회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상호간의 이해 폭을 넓혀갈 수 있도록 조정해 학회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작동되게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호 한의약정책관은 “이 자문위원회가 모임을 위한 모임이 돼선 안된다. 매달 중요 이슈를 정해놓고 그것에 대한 집중 토론을 펼쳐 해결할 것은 해결해 나가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복지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약재 자가규격제 폐지 등 한약재 유통 선진화, 한약이력추적관리제도, 한약재 중금속 기준 재설정, 복합제제 급여화, 원외탕전실 관리지침 개선, 2013년 동의보감 세계 엑스포 개최지 선정, 한의사전문의제 개선, 한·중 FTA 대처, WHO와의 협력, 한의약 육성 5개년 계획 수립 등에 대해 설명했다.  

선종욱 시도한의사회 회장협의회 의장은 “시도한의사회 회장협의회의 역할은 중앙회와 지부 및 회원간의 연결 고리가 되는 것”이라며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여기서 나오고 추진되는 소중한 사안들이 회원들에게 올곧게 전파될 수 있도록 소통시키는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승훈 회장은 “빠른 시일내에 한의대학장들과 시도한의사회 회장들간의 만남을 통해 교육이 임상과 연계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를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선 의장도 “그런 자리를 빨리 만들자”고 화답했다.

또한 신준식 한방병원협회장은 “한방의료 점유율이 침체되고 있는 이유는 양의사들의 한의학 폄하와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저하가 주원인”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전문성과 특화의료를 갖춘 곳은 생존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미래가 암담하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모두가 살 수 있는 미래 생존 전략으로 한·양방 협진 활성화를 통해 양의사들 스스로 한의학의 우수성을 발표하게 할 것, 안전성이 담보된 한약재만을 유통 가능케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을 촉구할 것, 한방의료가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사보험을 개발할 것, 한의학 드라마·다큐멘터리·건강코너 제작 등 언론매체와의 유기적 협력을 위해 제 단체간 철저한 역할 분담과 협력 강화에 나설 것 등을 강조했다.

안규석 한의학교육평가원장은 “교육과학기술부나 일선 회원들은 한의학교육평가원이 제 역할을 다해 한의학 교육의 질을 높여 주었으면 하는 큰 기대를 걸고 있으나 실제 평가원 내부를 들여다 보면 겨우 5000만원의 예산으로 살림을 살고 있는데 이는 직원 1명의 급여를 제외하면 실제 어떤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예산이 못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의계 제 단체는 가장 기초적인 현실부터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학부·전공의·임상 등 3단계에 맞춘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고, 6년제, 4+4제, 7년제, 8년제 등 다양한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한의대 학제를 검토해 볼 때”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한의사 국시 문제에 대해 매우 신중하고도, 심도있는 논의로 개선안을 도출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국시 문제와 관련 박상흠 수석부회장은 “침구와 본초 과목이 국시에서 제외되는 것은 우리의 언어와 정체성을 잃는 것이 아니냐하는 우려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원철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장은 “한의대생들의 해외진출 기회를 확대해 그들이 세계 전통의학의 흐름을 익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의계가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의인력의 해외진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관련 기구를 운영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방의료의 보험급여 또는 비급여 수가가 왜 그렇게 결정됐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모호하다”며 “평가 기준의 합리성과 보편성을 담보하기 위한 연구에 한층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방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종사자들의 역할 확대 및 자존심 향상을 위해 한방의료보조기사, 또는 한방요법기사 등의 제도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평수 한의학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앞으로 한·중 FTA 보다 더 중요하게 다가올 것이 한의학의 표준화 문제이기 때문에 표준화 추진을 위한 관심과 인력, 기술,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의학 R&D가 기초와 임상 만이 아닌 한의학 제도, 관리, 정책 분야에도 골고루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학 교육 과정에서부터 R&D의 중요성이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상흠 수석부회장은 한의학 표준화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과 관련, “한의학은 어찌보면 영혼이 깃든 신학(神學)의 분야인데 이를 일괄적으로 표준화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승훈 회장은 “올바른 지적이다. 그러나 현재 제기되고 있는 한의학의 표준화는 획일적인 표준화가 아니라 우리 내부에서부터 정립이 필요한 한의학 용어, 개념, 도구 등에 대한 표준화의 시급성에서 출발하고 있다”며, “표준화는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고, 한의학의 신뢰를 높여 나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표준화를 추진하고 싶지 않아도 이미 중국은 TCM을 전통의학의 용어, 교육, 서비스, 약 등의 표준으로 삼기위한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한국 한의학 중심의 표준화는 결코 피할 수 없는 핵심 현안”이라고 덧붙였다.      

자문위원들의 고견을 경청한 김정곤 회장은 “앞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것을 부탁드리겠다”며 “이에 마다하지 말고 적극 동참하여 수년 내 한의학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도록 여기 모이신 모든 분들이 선봉장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의미에서 김 회장은 ‘변사또’(변치말고, 사랑하며, 또 만나자)라는 구호로 첫 회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각 자문위원들은 이 같은 모임체의 필요성을 적극 공감하며, 자문위원회 회의를 매월 셋째주 금요일에 정례화하여 개최하기로 했다.
하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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