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개최됐던 경기도한의사회의 임원 LT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모범 분회 운영사례 발표가 진행된 가운데 광명시한의사회 김영동 회장(금동한의원)이 ‘분회 운영방안의 실제’를 주제로 분회장 역임 10년 노하우를 경기도 임원진들에게 전수했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82학번 출신인 김영동 회장은 지난 1991년 3월에 한의원을 개업해 1994년부터 6년간 총무를 역임하고 2001년 7월 경선을 통해 제16대 광명시한의사회장에 취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먼저 10년간 분회장을 역임한 소감에 대해 “어찌보면 더 훌륭한 분들이 나오셔서 회장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며 “그동안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10년 동안 회장직을 역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회원 여러분들에게 무척 미안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5번이나 연임해서 10년째 분회장 맡아
김 회장은 “광명시 관련 의사회, 치과의사회, 약사회 등 의료단체장 모임들을 가서 보면 2년마다 임기를 채우고 잘 바뀌는 상황인데 우리 광명시한의사회는 5번이나 연임해서 10년째 하고 있다. 한의사회도 치과의사회나 약사회 등의 분회 차원의 조직 시스템 장점들을 벤치마킹해 과감하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특히 반회나 분회와 같은 협회 말단 조직 시스템의 절실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회장은 “어떻게 하라는 포맷이나 매뉴얼도 부재한 이유 등으로 분회장이 되어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나 사정이 많다. 분회장으로서 뭔가 일을 할 수 있는 제도화·시스템이 부족하다. 분회장이 일을 해도 되고 안해도 되고 잘했다고 하는 것도 없고 기껏해야 회비수납율 100% 달성했다고 상을 주기는 하는데 그런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연말에 총회를 하게 되면 자료집을 만드는데 이런 것들을 다 모으고 평가해서 어떤 곳에서 얼마만큼 일을 했는가 등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며 “단지 회비수납 많이 했다고 상을 주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회무에 관계된, 즉 회원들을 위해서 얼마나 일을 했는가 하는 이런 것, 분회장으로서 일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회가 가진 단점이나 한계도 있지만 분명 장점과 특징도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분회는 지역적으로 작기 때문에 현안이 발생했을 때 즉각 방안을 내려서 신속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분회는 친목단체 정도로만 생각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1년 동안 분회장이 아무 것도 안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인사만 하고 다녀도 끝이었다”며 “분회에 권한을 과감히 위임하고 위임된 권한을 잘 시행했는지 여부를 철저히 관리·감독해야만 분회가 살아난다. 따라서 회원들을 위한 일들을 하게끔, 각종 세미나 및 강좌 개설이라든지 일을 찾아서 할 수 있게끔 변화돼야 한다. 회비를 납부하는 분회라면 거기에 대한 감사라든지 증빙자료를 갖춰서 누가 돈을 냈더라도 정당하게 집행이 되었는가에 대해 대표해서 관리·감독할 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회원이 100명 이상 되는 분회는 이런 시스템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지만 회세가 작은 분회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경기도한의사회 대의원을 비롯해 6년간 지부 감사를 역임하면서 보고 배운 시스템들을 광명시회에 적용해 정비를 함으로써 분회를 변화·발전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지난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중앙회, 지부, 분회 차원으로 이어지는 한의사회 조직이 회칙 및 정관 개정을 통해 공식화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늦었지만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족같은 분위기서 서로 격차 많아진 현실
처음 분회장을 맡을 당시와 요즘 달라진 점에 대해 김 회장은 “당시에는 회원 숫자가 적다보니 가족 같은 분위기였는데 요즘은 회원들이 많아지다 보니 가족 같은 분위기보다는 서로간에 격차가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며 “최근 들어 힘든 것은 새로 개업한 한의사들이 분회에 잘 안들어 오려고 한다는 점이다. 분회장이 그들에게 뭘 해줄 수 있거나 의무를 주거나 분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들을 끌어들일만한 그런 것이 절실하다”며 “최근에는 개업만 하고 분회비는 납부도 안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광명시의 총 70군데 중에서 8군데가 전혀 분회 활동을 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중점 추진 회무계획에 대해 김 회장은 “회원들의 소통과 단합이 항상 최우선이다. 회무라는 것은 항상 앞에서 회원들을 잘 이끌어 나가고 서로간에 단합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하나가 돼야 하는데 인원이 많아 지다보니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광고 실시와 관련해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와 지적을 하게 되면 해당 회원은 기분이 상해 분회 모임에 안 나오게 되고 그렇게 오해가 쌓여 결국 등을 돌려버리고 만다. 회(會)라는 것은 자꾸 모여서 자기 의견도 내놓고 다른 사람 의견도 받아들여야 발전이 있는데 요즘은 그런 소통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나와서 얼굴 보면서 부딪히고 소통하는 것이 더 인간적이지 않겠는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10년간 분회장을 역임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에 대해 김 회장은 “광명 5동에 있는 장애인복지관에서 매주 화요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순번을 정해 의료봉사 실시를 7년째 이어오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지난해 장애인의 날에 회원들을 대표해 표창을 수상했는데 항상 수고하고 봉사해주시는 회원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10년 동안 부족한 이에게 회장을 맡겨 믿고 따라와 주신 회원들에게 늘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한결 같이 총무로 부회장으로 사무국장으로 수고해주고 계신 여러 임직원 여러분께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밝혔다.
분회 상황에 맞는 임원 및 조직 체계 구성
김 회장은 분회 운영방안의 실제와 노하우에 대해 △각 분회 상황에 맞는 조직 및 임원 구성 △분회 회원들의 경조사 챙기기 △분회 회원들에게 필요한 각종 세미나 및 강좌 개최 △회비 체납 회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및 방문 △대국민 봉사 활동 전개 △월례회를 통한 단합 및 친목 도모 △회원 개업시 방문 인사 및 식사 대접 △경찰서·세무서·보건소 등 유관기관과의 교류 실시 등을 통한 의권 확보 △각종 분야의 전문가 및 로비스트 양성 △회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분회장 △모든 결정의 임원회의 안건 상정 및 의결 △재정 집행의 투명화 및 공정성 확보 △일년에 두 차례 회무·회계 감사 수검 실시 △분회장 활동사항 및 회무사항 기록화를 통해 총회 자료집에 회무일지 및 예결산안 등 수록 △지부 전체이사회 개최시 분회장의 적극 참석, 의견 교환 및 피력 등을 꼽았다.
김 회장은 향후 한의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망에 대해 “의료계의 빠른 변화와 나날이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한의약과 한의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제도권 진입으로서 이는 한방건강보험의 확대 실시뿐”이라며 침 시술 및 건강보험 적용 한약제제의 활성화를 꼽았다.
김 회장은 특히 “개업 초기부터 침 치료에 매진해 지금도 하루에 평균 100여명의 환자 숫자를 유지하고 있다. 한약 처방에만 매달렸다면 이렇게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